▲ 모스크바 GP 여자 -49kg급에서 우승한 김소희가 경기를 하고 있다.

김소희(한국체대)가 그랑프리시리즈 두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강적들이 많아 우승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이번 결과로 김소희는 랭킹 14위에서 6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라 올림픽 자동출전권 순위 안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모스크바 디나모 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5 WTF 월드그랑프리 시리즈1 대회 이튿날인 15일(현지시각), 한국은 여자 -49kg급에 출전한 김소희의 우승으로 금메달 한 개를 추가했다.

김소희의 고비는 태국의 웡파타나키트 패니팍과 맞붙은 16강전이었다. 다리를 들고 견제하면서 얼굴을 노리는 까다로운 스타일의 패니팍은 올 초 호주오픈서 이미 김소희에 패배를 안겼던 강자다.

시작부터 주먹으로 선취점을 올린 김소희는 몸통 연속득점을 따내며 1회전 3 대 0으로 앞섰다. 2회전에도 김소희는 경기에 전력을 쏟아 두 번의 머리 공격을 적중, 10 대 2까지 점수차를 벌려 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승기를 잡은 듯 했으나 3회전 패니팍의 반격도 거셌다. 체력이 바닥난 김소희는 마지막 혼신의 힘으로 점수를 지켜내 11 대 10으로 짜릿하게 승리했다.

이어 태국의 손캄 차나팁과의 8강전에서는 2회전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9대 3으로 점수차를 벌린 후 3회전 중반 왼발 내려차기로 승부의 쐐기를 박아 14 대 4로 동메달을 확보했다. 준결승전서는 세르비아의 보그다노비치 티자나를 상대로 2회전 뒤차기, 나래차기 등 화려한 공격을 점수로 연결시켜 10 대 3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2011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서 한차례 격돌한 바 있는 중국의 리자오이와의 결승전에서는 2회전 먼저 1점을 내줬으나 바로 만회한 후 3회전 몸통돌려차기와 주먹 득점을 얻어 3 대 2로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경기가 끝난 후 김소희는 “랭킹 1위까지 올라갔었는데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자신감이 떨어졌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 준비과정과 우승으로 많이 회복된 것 같다. 남은 그랑프리대회에서 랭킹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다시 1위에 오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랭킹 2위로 시드를 배정받아 32강전을 부전승으로 올라간 김태훈(동아대)은 대만의 후앙 챙칭과 아르헨티나의 구즈맨 루카스를 각각 제치고 손쉽게 동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멕시코의 나바로 까를로스에게 3회전 역전을 허용해 14 대 13으로 분패했다.

동 체급에 출전한 차태문(한국가스공사)은 벨기에의 라크라우이 무라드와 러시아의 포이시브 루슬란을 모두 점수차승으로 제압하면서 기세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16강전서 부동의 세계랭킹 1위 이란의 아슈르 파르잔에 17 대 5로 3회전 점수차로 패했다.

지난 첼라빈스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급부상하고 있는 하민아(경희대)는 여자 -49kg급 첫 경기서 중국의 리자오이를 만나 연장접전 끝에 패했다.

남자 -80kg급은 결승전서 코트티부아르 시세 쉐이크 살라가 몰도바의 아론 쿡을 제치고 우승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아론 쿡은 준결승전서 말리의 코울리발리 이스맬을 돌려차기 얼굴공격으로 KO시켜 RSC(주심직권승)을 거뒀으나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남자 -58kg급 예상대로 절대 강자 파르잔이 정상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 한국은 남자 -68kg급 이대훈(한국가스공사)과 여자 -57kg급 김소희(삼성에스원)가 마지막 메달 사냥에 나선다. 올해 첫 그랑프리 시리즈인 이번 대회는 아디다스-KP&P 전자호구와 전자헤드기어가 사용되며, 총 52개국 24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인사이드태권도=태권도전문기자회 공동취재단 신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