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김태환 회장(왼쪽)이 김철오 전무이사대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김태환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생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김태환 회장은 12월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겸직금지법과 관련해 "나는 그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회장이 된 사람인데, 마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물러나라고 시위를 하고 해서 물러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국회법 제29조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 법조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익 목적의 명예직이거나 법률에 따라 임명, 위촉된 자리, 정당법에 따른 정당의 자리가 아니라고 국회의장으로부터 통보를 받게되면 3개월 안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태권도계에서 이 법에 관련된 사람은 김태환 회장과 홍문종 국기원 이사장 2명이다.

이와 관련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10월 31일 체육단체장, 대학교수 등을 겸하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43명에 대해 겸직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김태환 회장과 홍문종 이사장은 모두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환 회장은 지난 11월 27일 열렸던 대한태권도협회 이사회에서도 이와 관련해 밀려나는 듯이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다. 이번 자리에서 김 회장은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 셈이다.

김 회장의 생각은 자신의 경우에는 법 개정 이전부터 협회장을 맡아왔기 때문에 국회의장이 원칙적으로사직 권고를 하긴 했지만, 남은 임기 동안 마무리 할 일이 있으면 하고 명예롭게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태권도인들은 김태환 회장과 홍문종 이사장에 대해 물러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원칙적이라면 내년 1월 안에는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태권도계 내부에서 소수의 의견을 제외하면 김 회장의 거취에 대한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거취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 태권도의 성적이 최근 부진한 이유에 대해 김태환 회장과 기자들이 격의없는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한국 태권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전자호구와 관련해, 국제대회에서 주로 쓰이는 전자호구와 국내 대회에서 쓰이는 전자호구가 다른 점에 대한 상황을 들은 김태환 회장은 "국내에서도 국제 흐름에 맞게 전자호구를 써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태환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한다면, 국내 대회에서 주로 쓰여왔던 KP&P가 아닌 대도 전자호구가 국내 대회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