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레니스 에르난데스(왼쪽)가 시상식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쳐들고 있다.

국제태권도대회에서 쿠바의 태권도 선수가 시상식에서 판정에 항의하는 표시로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 물의를 일으켰다.

이번 행동의 주인공은 지난 해 푸에블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글레니스 에르난데스.

에르난데스는 지난 11월 17일 중앙아메리카 베라크루즈에서 열린 '2014 중미 카리브해 게임즈(Central American and Caribbean Games)' 여자 -73kg급 결승에서 멕시코의 마리아 에스피노사에게 3-0으로 판정패했다.

이후 시상대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시상식에서 우승자 에스피노사의 손을 잡고 들어올린 상태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에르난데스의 행동은 위치를 바꾼 상태에서도 반복됐으며 의도적인 행동으로 비춰졌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멕시코태권도협회 후안 마누엘 델가도 회장은 "에르난데스의 행동은 명백히 의도적인 것이었으며 태권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난데스에게는 국제대회에 1년간 출전 정지의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에르난데스의 행동이 고의가 아니고 손가락을 다쳤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나섰지만, 이러한 변명이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이번 에르난데스의 행동이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쿠바의 태권도 선수가 국제태권도대회에서 물의를 일으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쿠바의 태권도 선수가 경기 도중 심판을 발로 차는 행동으로 국제적인 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쿠바의 마토스가 심판을 발로 차고 있다.

당시 남자 +80kg급 8강에 나선 쿠바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는 경기 중 다리 부상으로 잠시 경기를 지속하지 못하다가 심판에 의해 반칙패를 당했다. 이에 대해 마토스는 심판이 충분한 시간과 경고를 하지 않고 자신에게 판칙패를 선언했다고 생각하고 심판을 발로 차는 행동을 벌였다.

이 사건은 베이징올림픽 중 가장 놀라웠던 사건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쿠바라는 점에서 당시 마토스의 행동이 다시 태권도인들에게 떠오르게 됐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