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대한태권도협회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대표선수를 선발했다. 이날 선발된 선수는 남녀 각 6체급에서 12명.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은 남녀 각 8체급이지만, 체급 제한에 따라 한 나라는 6체급에서만 참가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 메달이 집중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기본 취지.

그러나 이러한 체급 제한이 실효성도 없고,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대한태권도협회(KTA)를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김무천 KTA 사무국장은 "이미 올림픽에서도 사실상 체급 제한이 없어진 상태이며, 체급 제한을 두고 있는 경우는 타 종목, 타 대회를 막론하고 찾을 수 없다. 한국이 독주하던 시절이라면 그 나마 명분을 찾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체급 제한을 유지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의 경우, 세계태권도연맹은 매달 자체 기준으로 발표하고 있는 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르면, 만약 한 나라가 올림픽 체급에서 모두 랭킹 6위 안에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면, 모든 체급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 2014런던올림픽까지 유지되던 '4체급 중 2체급' 출전이라는 체급 제한은 사실상 폐지된 셈이다.

올림픽에서도 출전 체급 제한이 풀어진 상황에서 체급 제한을 두고 있는 타 국제대회, 타 종목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시안게임 태권도에서의 체급 제한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이미 아시안게임 태권도를 주관하고 있는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 이규석)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최기철 전 아시아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은 "5년 여 전, 체급 제한의 해제를 건의한 대한태권도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 같은 내용을 총회에서 발의하겠다는 구두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 내용이 총회에까지 전달되지 못해 구체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가 메달을 독식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도 이미 실효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양진방 전 KTA 사무총장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이란, 대만, 태국 등 여러 태권도 강국들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급 제한을 둔다고 해서 특별히 태권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들에게 메달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제스포츠 경기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체급 제한은 이번 기회에 폐지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태권도 종목에서 체급 제한이 발의됐던 배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이미 태권도가 국제스포츠로서 자리잡은 상황에서, 여전히 체급 제한을 유지하는 것은 "균등한 기회 제공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한다"는 스포츠의 기본 정신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