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용됐던 전자호구인 대도 전자호구가 최근 국내 대회에서 연이은 오류로 대회 진행에 큰 차질을 빚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자호구와 점수판을 연결시키는 부심기의 연결이 끊어지거나, 몸통 전자호구 자체에서 수신이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경기 자체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것은 지난 5월 14일부터 전남 영광에서 열렸던 전국대학태권도개인선수권대회에서였다.

이 대회를 주관한 한국대학태권도연맹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대도 전자호구에 나타난 문제는 부심기, 몸통 전자호구, 프로그램 등의 문제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던 부심기의 문제는 부심기의 수신이 약하거나 자주 끊어져서 경기의 결과를 전송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부심기 수신이 불량한 문제는 총 6일간의 대회 동안 3개의 부심기에서 총 382회, 부심기의 수신이 아예 끊어지는 문제는 218회 발생했다.

이 정도면 대회 진행 자체가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정도였다. 부심기를 들고 있던 심판들은 신호가 잘 잡히도록 부심기를 이러 저리 움직여야 했다. 당연히 경기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 심판들이 부심기의 신호를 잘 잡기 위해 부심기의 방향을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부심기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몸통 전자호구에서도 호구 자체가 프로그램에 등록이 되어있지 않거나(133회) 몸통 호구에서도 수신이 끊어지는(115회) 등의 문제가 발생해 경기 도중 전자호구를 교체하는 사건만 총 16번 발생했다.

또한 이러한 경기 내용이 프로그램에 전송되지 않는 경우도 50번이 넘었다.

더욱 황당한 사건은 또 있었다. 경기 도중 선수들 간에 공방이 없었음에도 점수가 올라가는 경우도 나타났던 것이다.

이달 초 강원도 영월에서 열렸던 어린이태권왕대회에서는 선수들이 스텝만 뛰고 있는 상태에서 한 선수의 점수가 올라갔다.

이 문제에 대해 대도 측에서는 "호구와 트랜스미터의 접촉이 불량해서 발생한 문제로 판단한다. 센서의 전기충격으로 강도가 표출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도 측의 해명이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은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도 측에서는 영광 대학연맹대회에서의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대학연맹 경기위원장이 대학연맹에서 그 동안 주로 사용하던 경기운영프로그램업체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했다.

대도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대학연맹대회에서 주로 사용해왔던 경기운영프로그램업체를 쓰지 않고 별도의 경기운영프로그램업체와 협력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는데, 다른 대회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던 문제가 대학연맹대회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도 측에서는 국내 대회에서 전자호구 문제들이 제기될 때마다 "해외 대회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문제들이 왜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 문제들에 대한 대도 측의 해명 역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황.

그러나 문제는 분명하게 발생했다. 이에 대한 세계태권도연맹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