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종합격투기 커뮤니티로 꼽히는 다음의 '이종격투기 카페'가 유도가 출신의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약했던 윤동식 선수가 했다는 발언으로 갑자기 시끄러워졌습니다.

논란이 된 것은 "파이터 정찬성과 유도가 왕기춘이 MMA로 붙으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에 대해 "왕기춘이 2개월 동안 MMA 적응훈련에 전념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내용은 격투기 전문매체 엠파이트의 이교덕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을 통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논란이 더욱 커진 것은 정찬성 선수가 직접 "2개월이요???? ^^"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윤동식 선수에게 질문을 한 당사자로 지목된 것은 '인사이드 태권도의 박성진 기자'인 본인입니다.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으로서, 사실을 알려 불필요한 오해는 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의 상황과 윤동식 선수의 정확한 생각을 전합니다.

우선 일이 있었던 4월 5일, 윤동식 선수는 경기도 청평에 'FC웰니스센터'라는 호텔식 다이어트 센터를 개관했습니다. 개관식에 여러 사람이 참석했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정찬성, 왕기춘, 유명우 세 사람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UFC 챔프에 도전했던 정찬성 선수와 유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왕기춘 선수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이 날의 호스트였던 윤동식 선수는 유도와 종합격투기 모두에서 돋보이는 기량을 보였던 선수였고, 그 인연으로 정찬성, 왕기춘 두 사람이 윤동식 선수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왔던 것입니다.

축하 행사가 끝나고 윤동식 선수를 비롯한 관계자들 한 두 명, 저와 이교덕 기자를 비롯한 기자 3명이 술을 한 잔 나누게 되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이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개관식에서는 사진들을 많이 찍었지만, 아쉽게도 '윤동식-정찬성-왕기춘'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없었습니다. 저는 세 사람이 함께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말을 했고, 그 와중에 현재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왕기춘과 정찬성 두 사람이 만약 대결을 한다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을 윤동식 선수에게 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동식 선수는 "왕기춘이 이긴다. 2개월만 준비하면 충분할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연하자면, 질문 자체가 술잔이 한 두잔 오가는 가운데 나온 진지한 것이 아니었고, 윤동식 선수 역시도 진지하게 대답한 것이 아니라 엘리트 유도가 출신으로서 유도 후배에 대한 애정을 더 담아서 한 말이었을 뿐입니다.

윤동식 선수의 이 말을 제 경우에는 '태릉선수촌'으로 대표되는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자부심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동석했던 이교덕 기자와 다른 스포츠 기자는 이에 대해 즉각 반론을 제기하면서 술자리에서 흔히 있을만한 갑론을박이 오갔고, 저는 윤동식 선수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왕기춘 선수가 2개월만 MMA 훈련을 하면 정찬성 선수를 이긴다는 주장이 아니었습니다. 유도, 레슬링 등 대표적인 태릉의 국가대표 선수들 중 타격 감각이 있고 종합격투기에 관심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 일정 정도 훈련을 거친 후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었을 때 탁월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여럿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왕기춘이 2달 하면 정찬성 이긴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번 논란에 대해 윤동식 선수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윤동식 선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왕기춘, 정찬성 모두 후배로서 사랑하는 친구들입니다. 저는 유도가 출신으로 종합격투기를 해 본 사람입니다. 격투기를 얕보고 한 말이 아닙니다. 엘리트 유도가라 하더라도 종합격투기에 데뷔하기 위해서는 타격 훈련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라운드나 서브미션 역시 유도에서 하는 것과 종합격투기에서 하는 것은 다릅니다. 역시 훈련이 필요합니다. 다만, 유도가 출신으로서 유도에 대한 자부심에서 가볍게 한 말이 논란을 일으켰던 모양입니다."

글을 맺으며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일개 기자인 제 이름이 덩달아 여기 저기서 거론되어서 눈이 휘둥그레 졌습니다. SNS의 위력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다행히 큰 악플은 없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은 없습니다만, 이교덕 기자의 포스팅이 조금만 엇나갔어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뻔 했다는 안도의 마음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도 이종격투기 카페 10년 차 정회원입니다. 혹여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가 제 이름으로 나가더라도 너무 욕하지는 말아주세요. :)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