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80kg급 시상식. 한국 선수는 없다.

한국 태권도가 국제대회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올림픽의 전초전으로까지 여겨지는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하고 마무리를 하고 만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는 지난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13월드태권도그랑프리파이널’ 대회에서 남, 녀 각 7명씩 총 14명의 최정예 국가대표 선수를 출전시킨 가운데,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는데 그쳤다. 금메달은 없었다.

이번 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회로 올림픽과 같은 체급(남녀 각4체급)에서 WTF 공식 랭킹 상위 31명에게만 출전자격이 주어진 대회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랭킹 점수는 80점.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점수다. 올림픽이 4년에 한 번, 세계대회가 2년에 한 번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랭킹 점수를 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제대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최정예 국가대표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한 국가에서 한 체급에 2명의 선수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남녀 각 3체급에서 2명의 선수가 출전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는 점에 이번 대회의 결과가 주는 충격이 더 크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이대훈 마저 러시아의 기대주 알렉세이 데니센코에게 8강에서 무너졌다. 데니센코는 여자 +67kg급의 올가 이바노바와 함께 러시아의 강력한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다.

한국 태권도가 국제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가 주는 충격은 더욱 크다.

이번 대회의 처참한 결과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는 앞으로 적지 않은 변화를 각오해야 할 상황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