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고단자 심사에서의 격파 부문이 실제 송판이나 벽돌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태권도 본산이라고 자부하는 국기원에서, 저단자도 아닌 고단자(6~7단)를 대상으로 하는 심사에서 플라스틱 격파가 웬말이냐는 것이다.

이러한 심사제도가 태권도 단증의 가치 하락을 조장하거나 최소한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12월 7일 국기원에서는 열린 '2013년도 제4차 고단자심사'가 열렸다. 이미 수 차례 플라스틱 격파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지만, 이번 심사에서도 격파는 플라스틱이 사용됐다.

▲ 12월 7일 국기원에서 열린 고단자심사에서 7단 응심자들이 플라스틱 조립식 모조 벽돌을 손날로 격파하고 있다.(사진제공=태권저널)

국기원 고단자심사를 꾸준히 취재하며 이날 심사를 지켜본 <태권저널>의 서성원 기자는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며 태권도의 본(本)과 정통(正統)을 지향하고, 태권도의 무도(武道)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국기원이 고단자 심사에서 플라스틱 격파물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균등한 강도와 안전을 고려해 플라스틱 격파물을 사용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국기원이 이러한 논리를 고수한다면 국기원의 정체성과 본래 기능(임무)을 도외시한, 자기 기만이고 자기 모순이다"라고 비판했다.

태권도의 질적 발전을 추구하고, 단증의 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현행 태권도 심사제도와 품-단증 발급 방식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태권도를 동경해 태권도의 모국 한국을 찾아 국기원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태권도 고단자 심사가 현재와 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과연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을 여전히 가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