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석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

아시아태권도연맹(ATU)의 새로운 회장으로 이규석 ATU 사무총장이 당선됐다.

11월 28일 전라북도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ATU 총회에서 이규석 후보는 총 53개의 유효표 가운데, 44표를 얻어, 9표를 얻은 밀란 퀴 후보를 제치고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규석 신임 ATU 회장은 1984년부터 30년 간 사무총장을 맡아온 ATU의 터줏대감이다. 이규석 회장은 한국체대, 용인대, 가천대 등에서 교수로서 태권도학과를 이끌어왔으며, 국기원 이사,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태권도인으로서는 가장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로 손꼽힌다.

이번 선거는 이대순 회장이 없는 ATU의 미래를 예측하는 척도로 평가됐다. 그 동안 이대순 회장의 카리스마로 ATU가 큰 문제를 보이지 않고 이끌어져 왔는데, 이대순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경쟁자로 끝까지 완주한 밀란 퀴 후보는 '변화'를 내세우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으나,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밀란 퀴 후보의 주력은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걸쳐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화교권 인맥. 여기에 반 한국, 반 이규석을 주장하며 선거에 나섰던 이란의 모함마드 풀라드가르를 앞세운 이슬람 세력이 어떻게 표로 나타날 것인가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었다.

풀라드가르 후보가 사퇴한 상황에서 선거 전 날까지의 예상에서는 밀란 퀴 후보가 15표 정도를 얻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거 전날 밤까지 이어진 이규석 후보 진영의 설득이 반한, 반이규석표를 잠재운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는 이규석 후보의 압승이지만, 이규석의 ATU의 미래가 장미빛인 것만은 아니다.

밀란 퀴를 중심으로 한 화교권, 풀라드가르의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이슬람계의 태권도가 아시아태권도연맹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이번 선거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대순 회장에게 가려져 있던 ATU의 문제점들이 이규석 회장 체제에 들어서도 계속 가려져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규석 회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리더, 새로운 시대를 맞은 아시아태권도연맹의 2014년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