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태희

태권도 역사의 산 증인이자 오도관 초대 관장을 지낸 남태희 원로가 11월 7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남태희 원로는 '태권도 명칭의 탄생', '오도관', '국제태권도연맹', '최홍희', '태권도 시범' 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난 남태희 원로는 1946년 청도관 이원국 선생을 통해 태권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청도관 창설자 이원국 선생의 부재 속에서 청도관의 일부는 최홍희 총재가 군을 통해 오도관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남태희 원로다.

▲ 군 태권도 시절의 남태희 원로

1954년 국제태권도연맹을 창설한 최홍희 총재에 부관으로서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 기왓장 13장을 격파하는 시범을 직접 보였고, 이를 본 이승만 대통령이 "택견이구만"이라고 한 말에서부터 태권도의 명칭이 시작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승만 대통령의 말을 들은 최홍희 총재가 남태희 원로와 함께 옥편을 뒤져가며 새로운 무술의 이름을 찾았고 마침내 '태권도'라는 세 글자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 때부터 최홍희 총재와 함께 한 남태희 원로는 최홍희 총재가 오도관을 만든 후 초대 관장을 맡길 정도로 최 총재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태권도 시범과 태권도 사범 해외 파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인물도 바로 남태희 원로다.

▲ 남태희 원로가 최홍희 총재와 함께 최초의 해외 태권도 시범단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태희 원로는 최홍희 총재가 국제태권도연맹을 창설한 후 한국 정부와의 불화로 캐나다로 망명을 할 때까지도 함께 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최홍희 총재가 ITF 보급을 명분으로 북한과 가까이 하자 최 총재와 결별하게 된다.

이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며 태권도인으로서 자리를 지켜온 남태희 원로는 지난 2010년 한국을 방문해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진흥재단 등을 방문하며 WTF와 ITF로 나뉜 태권도의 현실에서 쌓여온 한을 일부 풀기도 했다.

▲ 2010년 3월 세계태권도연맹을 방문한 남태희 원로가 조정원 총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LA에 거주해오던 남태희 원로의 사인은 노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은 현지에서 10일 치러진다.

<인사이드태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