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응환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이 이달 초인 지난 3월 7일로 취임 300일을 맞았다. 오응환 이사장은 지난 해 5월 12일, 제6대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두 달 여 간의 공석을 두고 임명된 신임 태권도진흥재단에 오응환 이사장이 임명되자, 태권도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어떤 면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고 할 만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동안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인사들이 장차관 출신들(이대순, 배종신)이거나 주요태권도단체의 협회장, 이사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인물(김성태)인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오응환 이사장은 나이도 50대 초반으로 매우 젊었고 태권도계에서 쌓아온 이력도 이사장으로서의 무게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냉정한 평가가 태권도계에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오응환 이사장이 취임하던 당시 태권도진흥재단은 전임 이사장이 임기 만료를 채 열흘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후 두 달 여 간의 실질적인 이사장 공백 상태를 겪고 있었다. 전임 이사장이 해임된 것은 예산 및 물품의 사적 이용, 직원에 대한 갑질 등의 의혹 때문이었는데, 이외에도 전임 이사장이 임명되는 과정에서 태권도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 도덕성이 충분히 검증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를 수 밖에 없었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축으로 하는 현 정부와의 관계가 이사장 임명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가에 대한 뒷말도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오응환 이사장은 여러 모로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지고 출발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한 비정상적 상황이었다는 것도 오 이사장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였을 것이다.

그리고 약 1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결론적으로 말해 오응환 이사장은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바탕으로 인정을 받았고 대내적으로는 불신과 혼란으로 위기라는 평가를 받았던 조직의 안정화에 성공했다.

그 안정화의 바탕에는 이사장-사무총장-본부장으로 이어지는 팀웍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임 집행부가 이사장과 사무총장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만큼 심각했고, 그것이 결국 조직의 불신과 황폐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오응환 리더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더욱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다.

오응환 이사장은 대외적으로 대단히 활발한 활동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적인 친화력이 오 이사장의 최대 강점이라는 것은 이미 태권도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때는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때도 있다. 이러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완하는 것이 이종갑 사무총장이라는 존재다. 이종갑 사무총장은 국기원에서 1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주요 실무자로 태권도계의 현안에 밝고 대인관계에서도 모나지 않고 무난하다는 점에서 '엄마'와 같은 리더십을 보인다. 여기에 오응환 이사장의 적극적으로 활발한 '아빠' 리더십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러한 오응환-이종갑 콤비는 '내부 조직의 안정화', '코로나 19 위기 상황 대응', '끈끈한 대외 협력관계 구축', '태권도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연대', '태권도인들과의 소통' 등 당면 과제로 제시된 문제들에 대해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년이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이 정도의 성과와 대처를 해온 것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여기에 부쳐, 한 가지만 당부드린다면, 이사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무게감을 더욱 느끼시기 바란다. 오 이사장의 최대 강점이 친화력인 만큼 그 장점을 십분 살리시는 것은 좋다. 다만,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태권도계에서는 '어른'으로 여겨지는 자리인 만큼, 언행에서 조금만 더 무게감을 실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지난 1년을 지나온 만큼 앞으로의 2년을 사심없이 일을 한다면 향후 제6대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으로서 오응환 이사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일 것이다. 오응환 이사장의 건투를 빈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