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원 총재가 태권도전문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가 WTF의 조직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그 내용과 발표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정원 총재가 이러한 사무국의 개편의 의지를 처음 밝힌 것은 벌써 두 달 전이다. 지난 8월 13일 조 총재는 태권도전문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무총장을 포함해 직원들의 보직에 관한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9월 또는 10월 초에는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남의 WTF 사무국 안팎에서는 10월 14일에 대폭의 조직 개편이 발표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었다. 발표가 예상됐던 14일, 발표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누구는 이 자리로, 누구는 저 자리로 옮기게 될 것이다'라는 확실하지 않은 예측은 여전히 직원들의 귀를 기울이게 하고 있었다.

사실 WTF 사무국의 인적 변화는 이미 적지 않게 이루어진 상태다.

28년 간 WTF에 근무한 터줏대감으로서 총괄 사무차장 역할을 했던 최만식 사무차장은 지난 8월 부로 완전히 퇴직했다.

한 때는 자타가 공인하는 조정원 총재의 최측근으로서 WTF에서의 악역도 마다하지 않았던 김환표 사무차장은, 세계태권도연맹 아카데미(WTFA)로 좌천의 성격이 짙은 보직 이동을 한 후, 현재는 여기서도 물러났다. 함께 WTFA로 옮겼던 양진석 전 사무총장과 불화설이 나돌던 가운데, 내려진 결론이기 때문에 앞으로 WTFA의 미래에 더욱 물음표가 찍혀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역시 조정원 총재의 오랜 측근으로서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게 조 총재를 많이 도왔던 것으로 평가받는 김일출 사무차장은 마케팅 담당에서 물러나고 조만간 수면 위로 부상할 글로벌태권도후원재단(GTSF)에서 일하는 것으로 정리된 상태다. GTSF는 아직 그 내용이 명확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태권도를 외곽에서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여의도에 사무실을 두고 국내의 유력 인사들을 모아 만들어지는 단체다.

이러한 가운데, 장 마리 아예르 사무총장이 계속 사무총장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인가도 관심이다.

장 마리 사무총장은 최초의 외국인 출신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태권도연맹이 한국인 일색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 가장 큰 임명의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런던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 종목으로 남는 데에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교체해야 할 이유가 뚜렷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 마리 사무총장 이후, 프랑스의 필립 부에도 경기위원장, 스웨덴의 샤키르 첼바트 심판위원장 등 유럽세의 입김이 지나치게 세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유럽의 세력이 커지기 전에 사무총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조정원 총재가 공감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이 양진방 전 대한태권도협회(KTA) 사무총장이다. 현재 용인대로 복귀한 양진방 교수는 KTA에서 물러난 이후 부쩍 세계태권도연맹의 중요한 행사에서 일정 정도의 역할을 맡아왔다. 전자호구 특별위원회 회의, 멕시코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WTF로부터 공식 임무를 부여 받고 활동해왔다.

조정원 총재가 양진방 교수에게 거리를 두었던 과거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따라서 양진방 교수가 사무총장, 총괄 사무차장, 기술위원회 위원장 등의 하마평에 본인의 의지와는 별개로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장, 과장급 직원들의 보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경기부 또는 심판부 등을 오랜 기간 담당했던 직원들이 비서실 또는 마케팅부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마케팅부는 조정원 총재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인물이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정원 총재는 이미 조직 개편에 대한 결론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론이건 조직 재정비가 필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 필연적인 결론이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