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은 지난 8월 19일 11명의 신규 이사를 발표했다.

이들 11명은 임윤택(서울시태권도협회 회장), 김철오(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 김태일(한국실업태권도연맹 회장), 황인식(경기도태권도협회 부회장), 김상천(경민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 김현성(전 충청대 스포츠외교과 교수), 김성회(전 국회의원), 김철기(전 친박연대 사무총장), 오현득(전 국기원 부원장), 김명연(국회의원/새누리당 경기 안산단원갑), 함진규(국회의원/새누리당 경기 시흥갑) 등이다.

5인으로 구성된 이사추천 자문위원회와 홍문종 이사장이 논의해 선임하자는 국기원 이사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신규 이사가 발표되자마자 반발에 부딪쳤다. 홍문종 이사장과 5인의 이사추천 자문위원회가 논의해서 이사 후보를 추천하자고 한 것인데, 자문위원회가 5인으로 구성되지도 못했으며, 막상 발표된 신규 이사 면면을 보면, 홍문종 이사장과 일부 측근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반발은 여론을 넘어 법적 소송으로 이어졌다. 해외 태권도인인 김용길 사범 등과 현 국기원 이사인 김명수 이사까지 나서서 이사장 및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홍 이사장에 대한 소송은 미국 신동기 사범에 의한 공금 횡령 고발로까지 이어졌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신규 이사 중 한 명이자, 홍문종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철기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이 김명수 이사, 홍상용 태권도미래연대 대표 등을 만나 일방적으로 신규 이사 선임을 하지 않고, 정식 이사회에서 절차를 거쳐 신규 이사를 임명하고, 정관 개정이나 운영이사회를 통한 결정은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이에 김명수 이사는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신규 이사들 중 전부 또는 일부는 이사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실제로 일부 이사들은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들 11명의 신규 이사 대상자들은 기존 이사들로부터 아직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정식 국기원 이사로 등기되어 있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기원은 이들 신규 이사 전원이 정식 이사라고 보고 있다.

홍문종 이사장으로부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임됐고, 이사승낙서를 보내왔기 때문에 아직 등기가 되지 못했을 뿐, 정식 이사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9월 25일 열렸던 이사회에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려 했다는 것이 국기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11명의 신규 이사들을 제외한 가운데 열린, 25일의 이사회에서는 이들 이사들에 대한 임명이 보고 사항이냐, 의결 사항이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고, 결국 이사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여전히 이들 11명의 신규 이사가 정식 이사인가, 아닌가에 대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논란의 핵심에 있는 인물은 오현득 국기원 부원장 대행이다. 오 부원장은 지난 강원식 원장 체제에서 국기원 이사로서 연수원장, 부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핵심 임원으로 활동했으나, 이사들의 연임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는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해 이사에서 물러났던 인물이다.

그런데, 오 부원장이 다시 11명의 국기원 이사로 임명되고 부원장 대행이라는 역할까지 맡게 되자 이에 대한 태권도계 일각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오 부원장 대행은 자신에 대한 퇴진 목소리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으며, 11명의 신규 이사 일부에서도 자신들을 이사로서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건 결론은 일단 10월 7일에 열리는 국기원 이사회로 미뤄진 상태.

이들 11명의 이사들은 임명 후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이사 등기도 되지 못하고 이사회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애매한 처지에 놓여져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