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길 사범

지난 9월 13일 2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58호실에서는 홍문종 국기원 이사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 소송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는 태권도인 김용길 사범(국기원 9단)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김용길 사범은 "홍문종 이사장이 정관에 규정된 선출 절차를 취하지 않은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다"라는 주장을 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이사장은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제기한 김용길 사범이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할 자격이 없다는 답변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 이유는 김용길 사범이 "국기원의 임원이나 이사, 감사, 또는 고문 • 자문위원 등이 아니며, 정관 40조 내지는 42조에 규정된 원로회의 • 기술심의회 등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 국기원과의 연결점은 1966년 5단으로 승단한 것과 2010년 1년 간 International Commit 소속의 구성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기원을 상대로 법률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용길 사범은 국기원의 답변에 반박하는 내용의 자료를 준비해서 제출하겠다고 답변했고, 이에 재판은 10월 4일에 속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김용길 사범(73세)은 송무관 출신으로 1954년부터 송무관 창설자 노병직 선생으로부터 태권도를 직접 배운 현존하는 최고 원로 중 한 사람이다.

김 사범은 1963년 약관 스물 셋의 나이에 도산체육관을 차렸고, 1968년 미국 남가주대학(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으로 유학을 떠난 후, 미국에 정착했다. 1971년 김 사범이 로스엔젤레스에 차린 도산체육관은 태권도의 이름을 건 가장 오래된 태권도장의 하나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김 사범은 자신의 태권도장 이름을 도산체육관에서 정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도산 안창호 선생의 흥사단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1990년 재미대한체육회장에 선출된 이후 3차례 재미대한체육회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적인 역량도 인정받았다.

"김용길 사범은 국기원에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국기원 측의 답변에 대해 김 사범은 "전 국기원장이던 강원식 원장과 노병직 선생님께 태권도를 같이 배웠고, 평생을 태권도인으로서 살아온 내가 국기원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면, 과연 국기원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며 현 국기원이 태권도인은 찾아볼 수 없고 정치인들이 좌지우지 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용길 사범이 홍문종 이사장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자 홍문종 이사장 측 관련 인사들은 김 사범에게 꾸준히 연락을 해오며 소송을 취하해달라고 회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용길 사범은 "대미대한체육회장을 하던 시절, 대한체육회와 갈등이 생겼을 때도 수 년 간을 혼자서 싸워왔던 나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소송 취하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홍문종 이사장과 관련된 문제들의 해결사로 나선 인물은 김철기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이사로부터 임명된 11명의 신임 이사 중 한 명이기도 한 김철기 이사는 홍문종 이사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거나 제기하려던 김명수 국기원 이사, 홍상용 태미련 대표 등을 만나 소송을 취하하거나 제기하지 않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칭 해결사로 나선 김철기 이사가 김용길 사범의 소송 건도 해결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