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품새가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4월 19일 이번 대회의 최종 종목 및 메달 수를 발표했다.

조직위가 태권도에 배정된 것으로 발표한 메달 수는 16개. 태권도계가 기대했던 메달 수는 20개 였다. 기존에 포함됐던 겨루기 16개(남녀 8체급)에 품새 4개를 더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조직위가 태권도에 배정된 메달의 수가 16개인 것으로 발표하자, 품새의 아시안게임 포함을 추진했던 관계자들이 이른바 ‘멘붕’에 빠졌다. 한달 여 전 만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 달여 전에 있었던 조직위원회와 종목 조정위원회의 합동 회의에서만 해도 태권도의 메달 수는품새를 포함한 20개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셰이크 아흐메드 알파하드 알사바 위원장과 인도네시아부통령이자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인 무함마드 주수프 칼라 위원장과의 4월 19일 만남을 통해 전격적으로 합의됐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대회 운영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체 종목을 줄인다는 것이다. 개최지의 이점을 살려 현지에서 인기가 있는 종목은 포함시키고, 올림픽 종목은 유지하는 선에서 그치돼, 대회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종목은 가능한 한 배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는 기존의 16개로 현상 유지됐고,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무술 종목인 펜칵실라트가 무술 종목에 우슈, 주짓수와 함께 포함됐다. 올림픽 종목이 아닌 우슈는 기존 15개에서 12개로 메달 종목이 줄어들었고 새로 포함된 주짓수는 OCA 를 주도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입김이 작용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된 가라테 역시 기존의 13개에서 줄어들지 않았다.

이번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됐던 쿠라쉬와 벨트레슬링은 종목 자체가 포함되지 못했다.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및 세부 메달

품새의 아시안게임 포함을 추진해왔던 아시아태권도연맹의 이봉 사무총장은 “한 달여 전까지만해도 품새의 포함 가능성이 확실한 것으로 기대했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내용으로 발표되어 당혹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품새의 아시안게임 포함을 열망했던 국가들이 여럿 있고, 인도네시아 역시 그 나라들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겨루기의 체급을 조정하는 안이 받아들여진다면 품새가 포함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OCA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문대성 위원은 “정확한 상황에 대해서는 OCA와 아시안게임 대회 조직위원회에 정식으로 문의를 해 둔 상태다.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가 스포츠외교 분야를 소수의 개인에게만 맡겨두고 그 동안 소홀해오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품새가 아시안게임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국내외 태권도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겨루기에 비해 경기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품새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을 계기로 여러 국내외 대회들이 생겨나며 품새 활성화가 기대되어 왔기 때문이다. 열기가 지나쳐서 과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품새의 아시안게임 포함 실패가 가져올 후유증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