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을 수 차례 역임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태권도 지도자로 손꼽히던 김세혁(62) 전 삼성에스원 감독이 승부조작으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바로 구속됐다.

1월 10일 오후2시,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판사 김정석)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세혁 전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를 검사가 구형한 1년 6개월 그대로 선고하고 법정 구속 판결을 내렸다.

김세혁 전 감독은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로 근무하던 2013년 11월에 열린 국가대표선수 선발 예선대회에서 일부 선수에게 기권을 강요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특정 선수가 우승하도록 했다는 혐의로 협회 관계자들로부터 고발당했다.

당시 김세혁 전무는 협회 기술위원장, 심판위원장 등 경기 관련 임원들과 갈등을 빚었었다.

이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협회 관계자들이 김세혁 전무가 강압적인 월권 및 폭언을 행사했다고 진정서를 제출하고, 김 전무는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번 재판은 이 과정에서 김세혁 전무가 승부조작을 지시했다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재판이었고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면서 김세혁 전무가 결국 구속되게 된 것이다.

김세혁 전무는 법정 구속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직전까지도 무죄를 자신했고 재판에서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고 결국 법정구속이라는 날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김세혁 전무는 국내의 대표적인 실업팀인 삼성에스원의 감독을 지내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5명이나 배출한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태권도 감독으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그러나 태권도 감독 김세혁의 전성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팀은 4개의 금메달을 석권하며 최고의 성적을 유지했지만, 전자호구가 도입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에 그쳤다. 두 대회에서 모두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인물이 바로 김세혁 감독이다.

이후 김세혁 감독은 태권도지도자로서의 길을 벗어나 협회 행정가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여기서부터 김세혁의 몰락은 시작됐다. 2013년 4월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를 맡으며 한국 태권도를 실질적으로 이끌 포부에 넘쳤던 김세혁 전무였으나 사람들과의 원만하지 못했던 관계가 결국 김 전무의 발목을 잡았고 최고의 태권도 지도자라는 명성에도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김세혁 전무는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