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테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포함되자, 일부에서는 태권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월에 있었던 리우올림픽에서 일부 태권도 경기가 고질적인 '발펜싱', '닭싸움'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데다, 4년 후 도쿄올림픽에서는 비슷한 투기종목인 가라테와 정면으로 비교되어 '대결'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라테는 무도, 격투기로서의 체취를 태권도에 비해 더 가지고 있다는 의견도 이러한 태권도 위기설에 힘을 더하고 있다.

올림픽 태권도를 관장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정원)에서도 이러한 가라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조정원 총재는 리우올림픽 기간 중 가진 한 인터뷰에서 "가라테의 본고장인 도쿄 하늘에서 태권도와 가라테 경기가 동시에 있어서 서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IOC위원들이 경기를 보는데 가라데 경기가 더 낫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WTF의 양진방 사무국장은 "가라테의 올림픽 진입이 태권도를 긴장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꼭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경쟁을 전제로 각각 발전할 수 있는 동기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진방 국장은 그러면서도 "분명 가라테와 태권도의 비교,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태권도를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올림픽 스포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권도는 가라테의 영향을 받아 발전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가라테에 비해 20년이나 먼저 올림픽에 진입했다. 20년에 걸쳐 쌓인 경험은 가라테가 올림픽 스포츠라는 무대에서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벽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태권도는 투기 종목을 넘어서 모든 스포츠 중에서도 최근 수년 사이에 계속되는 변화를 거쳐오고 있는 종목이다. 전자호구가 경기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고, 거기에 따라 룰에도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태권도가 가라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는 '경험'과 '변화', 두 가지일 것이다. 거기에 '무도'와 '전통'을 앞세우는 가라테가 어떻게 대응할 지도 궁금한 일이다. 태권도와 가라테의 경쟁,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