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태권도
> 칼럼
[박성진 칼럼] 사범님과 관장님, 선생님과 교수님
박성진 기자  |  kaku616@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5.13  12:46: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갓 스무 살이 되어 대학에 신입생으로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던 점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선배들의 교수들에 대한 호칭이었다.

예를 들어, 학과에 강호동, 신동엽이라는 교수가 있다면, 선배들은 그 교수들을 칭할 때, "강 교수님, 신 교수님"이라고 말하지 않고, "강 선생님, 신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그 교수들 앞에서 직접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 선생님, 학과 사무실에서 신동엽 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라는 식이다.

'왜 교수님들을 '교수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선생님'이라고 부를까? 여기는 고등학교가 아니고 대학교인데 말이지.'

신입생의 이 질문에 대해 선배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교수(敎授)는 고등학교의 교사(敎師)와 마찬가지로 호칭이라기 보다는 직업이다. 네가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을 "김 교사님, 이 교사님"하고 부르지는 않았잖아? 마찬가지로 너를 가르치는 교수님들에게는 선생님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나는 그제서야 선배들의 말을 이해했다. 내가 직접 배우지 않는 교수들에게는 '아무개 교수님'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만, 내가 직접 배우는 교수들에게는 '선생님'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생님'이라는 말이 내가 상대방에게 표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교수'의 사회적 지위가 '교사'보다 높다는 편견이 남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교수도 교수 나름이고, 교사도 교사 나름이다 보니, "아무개 대학교 교수님"하면 일단 대단하게 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신입생 유치를 위해 교수가 교사를 찾아가 로비를 하는 시절이라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김 교수의 지위나 학식이, 이 선생의 지위나 학식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것은 태권도를 비롯한 무술도장의 관장과 사범에 대한 호칭도 비슷하다.

보통의 태권도장에는 그 도장의 주인인 관장과 그 관장들이 고용한 직원으로서의 사범들이 있다. 그래서 요즘 도장에서의 관장과 사범의 관계는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래서 사범들은 '나도 나중에 돈을 모아서 도장을 직접 차리겠다'는 꿈을 갖는다. 사범에서 관장으로 '신분 상승'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범(師範)의 사전적 의미는 '무술 도장에서의 선생'이다. '사범님'이 곧 '선생님'이라는 말이다. 중국 무술의 사범을 칭하는 말로 흔히 쓰는 '노사(老師)'라는 말도 중국어로는 '라오스', 영어로는 'Master', 즉 선생님이라는 말이다.

과거에는 관장이 한 '관(館)'을 대표하는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의 개념이었지만, 그 관들이 사라진 지금 관장은 그냥 일개 도장의 대표를 말한다. '관장'이라는 말도 '교수'처럼 직업을 의미하는 것에 가깝다는 말이다.

그렇다보니, 관장은 도장의 수만큼 있다. 그에 속한 사범들은 더 많다. 그러나 말의 진정한 의미로서 '사범님'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선생님'들은 많지만, 진정한 '스승'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진정으로 존경하는 교수들을 만나면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진정으로 존경하는 무술 고수를 만나면 "사범님"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교수님보다는 선생님이, 관장님보다는 사범님이 훨씬 더 높은 분이다.


[박성진 칼럼]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1
국기원 홍보대사 놓고 직원들 싸움까지, 무슨 일?
2
'남북 태권도 역사사진전', 6월 국회서 열리기로
3
내로남불 닮은 꼴. 김우남 마사회장과 이동섭 국기원장
4
<칼럼>생계형 배우와 생계형 회장
5
KTA-㈜스포츠플릭스와 MOU 체결
6
WT, 21년도 두 번째 화상 집행위원회 열고 규약 대폭 개정
7
국기원, 국기게양식 맞아 제2건립 선포
8
케이피앤피 전자호구, 검사장비 개발로 신뢰도 높여
9
신임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에 오응환씨
대도숙 쿠도 창시자 아즈마 타카시 별세
대도숙 쿠도 창시자 아즈마 타카시 별세
격투기 대회도 신종 코로나 여파, TFC 드림 7 연기
격투기 대회도 신종 코로나 여파, TFC 드림 7 연기
개념없는 충북도의 충주무예마스터십 홍보
개념없는 충북도의 충주무예마스터십 홍보
포토뉴스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인사이드태권도  |  등록번호: 경기 아 50823  |  등록연월일: 2013년 11월 13일  |  발행연월일: 2021.5.12 수 16:58
발행인 겸 편집인: 박성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임명옥  |  청소년 보호 정책 책임자: 박성진
발행소: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739-12 서울파크빌리지 가동 301호  |  전화: 02-2615-5998  |  이메일: kaku616@gmail.com
Copyright © 2013 인사이드태권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ku6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