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인이자 영화인으로 유명한 황인식 사범이 국내에서 세미나를 개최한다.

정통 합기도인인 황인식 사범은 무술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영화인으로서 더 유명했다. 1970년대와 80년대 홍콩 영화의 황금기에 <맹룡과강(1972)>, <흑연비수(1973)>, <사제출마(1980)> 등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맡아 영화팬들의 기억에 아직까지 남아있기도 하다.

▲ 왼쪽부터 황인식, 이소룡, 척 노리스.

이소룡의 <맹룡과강>에서 일본인 공수도가로 출연한 황 사범은, 같은 악역이었던 척 노리스와 함께 이소룡에게 허무하게 나가떨어지는 역할을 맡았다.

<흑연비수>에서는 한국 합기도 형성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지한재 사범과 함께 주연급 조연을 맡아 활약했다. <흑연비수>의 다른 이름은 <합기도>. 국내에서는 1974년 <흑연비수(黑燕飛手)> 라는 제목으로 개봉됐지만, 홍콩에서는 <합기도(合氣道)>라는 이름으로 2년 전인 1972년에 개봉됐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는 <여활살권(女活殺拳)>, 미국에서는 <Hapkido>라는 이름으로 개봉되기도 했다.

▲ 영화 <흑연비수> 포스터.

황인식 사범이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것은 성룡과 함께 출연한 <사제출마>에서였다.

<흑연비수>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황인식 사범의 액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은 성룡은 <취권>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후속작 <사제출마>을 기획하면서 황인식 사범을 모셨다.

▲ <사제출마>에서 황인식과 성룡의 마지막 대결 장면.

<사제출마>에서 악역을 맡은 황인식 사범과 주인공 성룡의 18분에 달하는 마지막 액션 씬은 홍콩 영화사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홍콩 영화계에서 활약했던 황 사범이지만 그의 본디 정체성은 영화인이라기 보다는 무술인에 가까웠다. 이소룡, 척 노리스, 지한재 등과 마찬가지로 CG가 없던 시대에 황인식 사범이 영화에서 보여준 액션은 그의 실재 무술 실력이 대단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 황인식 사범

1940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황인식 사범은 13살 때부터 공수도를 시작으로 무술에 입문해 한국 합기도의 시조인 최용술 사범과 그 제자인 김용진 사범(당시 대한합기도협회 사무처장)에게서 합기도를 배웠다.

이번 황 사범의 세미나는 6월 1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을지관 광진도장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황 사범은 국내외의 합기도 및 타무술의 사범, 액션 배우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술 시연을 펼친 후 한국 무술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황인식 사범은 “합기도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무술을 하는 사람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참석해 이번 세미나에서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 010-4563-6446(정이목 총무)으로 문의할 수 있다.

1976년 캐나다로 건너간 황인식 사범은 현재 토론토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글합기도아카데미(http://www.eaglehapkido.com)를 운영하고 있다.

<무림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