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태권도
> 칼럼
[칼럼]국기원과 WTF의 명예 단증 수여 경쟁에 관하여[박성진의 跆拳時論]
인사이드태권도  |  kaku616@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11.25  00:22:1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13일=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명예 9단(WTF)
   
▲ 20일=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명예 9단(국기원)
   
▲ 21일=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명예 9단(국기원)

이번 11월에 방한한 국빈급 주요 인사들에게 주어진 태권도 명예 단증 현황이다.

1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태권도 최고 단위인 9단을 인정하는 단증이 3명에게 주어진 것이다.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은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 주요 인사들에게 태권도 단증을 준 것을 열심히 홍보했다.

이들 중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명예단증을 통해 이들과 태권도가 좀더 가까워지고, 러시아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태권도의 위상이 강화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물들에게 명예 단증이 주어진 것 자체에 대해 시비를 가릴 생각은 없다.

다만, 몇 가지 점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첫째는 단증의 위계에 관한 것이다.

이번에 푸틴 대통령, 아탐바예프 대통령,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모두 9단을 받았다. 태권도 최고의 단위가 9단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원수급 인물들에 대해서 9단을 수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실 명예 단증에서 최고 단위는 9단이 아니다.

9단 위에 10단이 있기 때문이다. 명예 10단을 받은 사람은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자크 로게 전 IOC 위원장, 반기문 UN 사무총장 등 3명이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10단이 있음에도 9단을 자신들에게 준 것을 안다면, 기분이 과히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경우, 다른 IOC 위원장들은 모두 10단을 받았는데 자신에게는 9단이 주어진 것에 대해 이유를 물어온다면, 국기원은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대답이 궁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 명예 9단을 받고 어떤 경우에 명예 10단을 받는 것인지에 대해서 정도는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을 필요가 있다.

둘째는 국기원과 WTF의 단증 발급에 관한 소통이다.

이번 발행된 3장의 명예 단증 중 2장은 국기원에 의해, 1장은 WTF에 의해 발행됐다. 단증 발급에 관한 것은 국기원의 고유 기능이자 권한이지만, 명예 단증에 관해서는 이러한 양 단체간의 합의가 허물어진 지 이미 오래다. WTF에서도 명예 단증을 주고 싶은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양 단체 실무자 간의 논의가 있었지만, 명시적으로 합의된 내용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지켜지지 않는 것들에 불과하다.

우연하게 겹쳐서 그렇겠지만, 약 일주일에 거쳐 국기원과 WTF가 앞다퉈가며 명예 단증을 수여하는 행사를 가지는 것을 보면서, 마치 명예 단증을 주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본 기자만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인물에게 태권도 명예 단증을 주겠다는 것을 말리고 싶은 생각까지는 없지만, 주더라도 국기원과 WTF 양 기관이 어느 정도는 논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적하고 싶다.

이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경우, 굳이 명예 단증을 주겠다면, 국기원 보다는 WTF에서 주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IOC와 관련이 있는 단체는 국기원이 아닌 WTF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푸틴 대통령에게는 WTF가 국기원에게 명예 단증 수여를 양보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주어진 단증이 9단이다보니, WTF에서는 향후 바흐 위원장에게 다시 명예 10단증을 수여할 가능성도 있다.

조정원 WTF 총재가 "국기원이 바흐 위원장에게 10단이 아닌 9단을 수여해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마지막으로 태권도 명예 단증의 가치에 관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이번 방한 일정은 매우 짧았다. 푸틴 대통령은 무박 1일의 일정이었고,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1박 2일의 일정이었다.

이 짧은 일정 동안 태권도와 관련된 행사의 짬을 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태권도 명예 단증이라는 것이 한국에 와서 받아가는 여러 가지의 선물 중 하나로만 인식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이렇게 받은 명예 단증을 과연 받은 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명예롭게 생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의 경우에는, 열렬한 유도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유도가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할 정도다. "푸틴과 함께 유도를"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 푸틴 대통령이 유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유도연맹으로부터 8단을 받았다. 이 8단은 명예 8단이 아니라 진짜 8단이다. 본인 스스로가 직접 유도 시범을 보일 정도의 실력을 가진 유도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전 세계의 국가 수반 중에서는 가장 무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이다.

이러한 '유도가'인 푸틴 대통령 정도라면, 무술에서의 승단이 어떤 의미인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릇 어떤 것의 가치는 그것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느냐는 것과 관련이 있다. 푸틴 대통령에게 유도 8단증과 태권도 명예 9단증 중에서 어떤 것이 더 가치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굳이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명예 박사학위이건 명예 9단증이건 그것이 진정으로 '명예'로울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편집장]

인사이드태권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Kim Soo
방문 감사장 과 명예 초단? 이정도면 족하지 안을가? 아무리 명예단 이라도 너무 헤푸다는 느낌이든다.
(2013-11-28 22:00:43)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가장 많이 본 기사
1
신종 코로나 여파, 태권도 대회, 행사도 줄줄이 취소
2
격투기 대회도 신종 코로나 여파, TFC 드림 7 연기
3
2020년 국기원 기술심의회 의장에 최종복씨 위촉
4
국기원 연수원, 실기강사·평가위원 대상 표준화 교육
5
태권도진흥재단, 중·고교 태권도 수업 지원 사업‘16개교 선정’
6
'2020 인도-한국태권도문화축제' 인도 콜카타 성료
7
「KTA 태권도장 활성화 캠페인」영상 제작 TV 방영
8
최영열 국기원장의 리더십, 때이른 시험대 올라
9
[국기원] 지구촌 태권도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
10
국기원, 2020년도 기술심의회 발표
격투기 대회도 신종 코로나 여파, TFC 드림 7 연기
격투기 대회도 신종 코로나 여파, TFC 드림 7 연기
개념없는 충북도의 충주무예마스터십 홍보
개념없는 충북도의 충주무예마스터십 홍보
충주무예마스터십, 화려한 개회식으로 막 올려
충주무예마스터십, 화려한 개회식으로 막 올려
포토뉴스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광명시 너부대로 35번길 15-19 A동 102호  |  Tel : 02-2615-5998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 50823
발행 인: 박성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진
Copyright © 2013 인사이드태권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ku6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