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민대총장기대회가 정체불명의 국제대회로 홍보되고 있다.

지난 8월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경민대학교에서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경민대학교총장배 전국태권도대회 겸 국제태권도대회다. 올해로 제22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8월 8일부터 25일까지 매 주말을 이용해서 격파, 품새, 겨루기, 태권댄스 등의 부문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특히 격파 부문은 대한태권도협회의 승인을 받아 1천7백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경민대학교(총장 홍지연)는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태권도 대학 중 하나다. 태권도계에서는 인근에 위치한 신한대학교와 함께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양대 태권도 사학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경민대 태권도외교과(학과장 김영욱)는 학과 창설과 함께 대회를 주관해오며 대회 입상자들에게 특기자 입학 및 장학생의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태권도외교과는 올해 특기자 전형의 경쟁률이 약 2.9대 1에 달할 정도로 학교의 입장에서는 효자 학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민대의 간판 태권도대회가 국적불명의 이상한 국제태권도대회로 탈바꿈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경민대 대회에 참가한 일부 외국인이 자신들이 주최한다는 태권도대회의 프랭카드를 대회장에 함께 걸면서 마치 자신들의 대회가 열린 것처럼 대외적으로 홍보를 한 것이다.
이 대회의 이름은 인터내셔널 오픈 프랜드십 태권도선수권대회(International Open Friendship Taekwondo Championship, 이하 IOFTC). 이 대회를 홍보한 사람들은 미국 국적의 네팔계 태권도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민대태권도대회를 자신들이 주최하는 대회와 함께 열린 것으로 홍보할 수 있었던 것은 대회를 주관하는 경민대 측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대회 명칭 자체에 마치 경민대태권도대회가 국제대회인 것처럼 대회의 정식 명칭을 ‘경민대학교총장배 전국태권도대회 겸 국제태권도대회’라고 명시했고, 겨루기 부문 경기가 열리는 8월 24일이 국제태권도대회라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고 IOFTC대회의 관계자로 알려진 한 네팔 태권도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이 경민대태권도대회에 참석한 것이 아닌, 자신들이 주최하는 IOFTC대회가 한국의 경민대에서 열렸다고 홍보했다.

일종의 사기라고 할 수 있고 경민대는 이러한 사기행위의 멍석을 깔아준 셈이다. IOFTC가 이러한 기만행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과 경민대를 이어주는 인물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이 인물이 현직 경민대 겸임교수의 아버지이며 현직 학과장과도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이다.

경민대학교는 학교의 이름을 건 태권도대회를 일부 사심을 가진 외국인 대회 참가자에 의해 빼앗긴 꼴이 되었다. 주인과 손님이 뒤바뀐(主客顚倒) 상황이 아닐 수 없다는 평가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