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올림픽을 포함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으며 침체되어있었던 한국 태권도가 2024파리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8월 7일부터 8월 10일까지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이뤄냈다.

이번 파리올림픽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대회 첫 날 남자 58kg급에 출전한 박태준(20 경희대)이였다. 박태준은 손쉽게 16강을 이기고 난 후 8강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시리앙 라베를 맞아 고비를 맞기도 했으나 결국 준결승에 진출해 랭킹1위인 튀지니 젠두비와 사실상의 결승전을 펼친 후 결승에 진출해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당초 예상에서 금메달 1개만 따내도 성공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한국대표팀은 일단 큰 걱정을 내려놓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이어진 둘째날, 여자 57kg급의 김유진은 랭킹 순위에서 밀려서 지역예선전, 국내 선발전 등을 거치는 등 힘겹게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분석에서는 김유진에게 금메달을 크게 기대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파리올림픽에서의 김유진은 그 동안 알고 있던 김유진이 아니었다. 16강 첫 경기에서부터 경기장을 들어서는 김유진의 얼굴은 자심감에 넘쳐있었고, 그 자신감은 그대로 금메달로 이어졌다. 김유진도 4강에서 강적인 중국의 루오종시를 만나 고비를 맞았으나 라운드 스코어 2대1로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도 이란의 키아나를 2대 0 라운드스코어로 이기며 한국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크게 기대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터진 금메달이어서 한국팀의 기쁨은 더욱 컸고, 금메달 2개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달성했다..

대회 3일차에 출전한 남자 80kg급의 서건우는 특기인 화려한 발차기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깜짝 스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기대되는 선수였다. 16강은 명승부였다. 심판의 오심으로 기록될 뻔한 결과가 오혜리 코치의 순간적인 판단력과 과감한 어필로 인해 바로잡혔고, 8강에서 승리하며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나 이란의 메흐란에게 패배했다. 최종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노출되며 결국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리고 마지막날에 출전한 여자 67kg이상급의 이다빈. 객관적인 랭킹 순위에 따른 전력에서는 이번 한국대표팀 선수 중에서 가장 기대를 할 수 있었지만,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저조한 성적으로 큰 기대를 받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이다빈이 10년간 한국 최고의 자리를 지킨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 증명했다.

8강에서 중국의 저우쩌치와 힘든 승부 끝에 준결승에 진출한 후 우즈베키스탄의 스베틀라나에게 패해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의 브레나 브란들과 3회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는 와중에 헤드기어가 날아가는 화려한 뒤돌려차기를 성공시키며 역시 이다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동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결국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파리올림픽 한국대표팀은 편안한 마음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