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섭 국기원장

이동섭 국기원장이 새로운 국기원장에 당선된 것이 지난 1월 28일이다. 상대 후보의 3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고, 국회의원으로 재직 시에는 '태권도 전도사'로 불릴 만큼 태권도를 위해 앞장을 섰으며, 본인 스스로가 태권도 9단으로서 정통 태권도인 이동섭 국기원장에게 거는 태권도계 안팎의 기대는 크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전임 국기원장들이 국기원장으로서의 행태나 행보가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는 점에서 이동섭 국기원장은 시쳇말로 '평균만 해도' 최소한 욕을 먹지 않을 기본적인 조건을 가지고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이동섭 국기원장이 앞으로 선거에 내건 공약과 당선 소감으로 밝힌 포부, 향후 계획들이 장미빛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에 대해서만큼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동섭 원장은 국기원장인가, 국회의원인가? 혹시 자신을 태권도와 국기원을 대표하는 국기원장이 아니라 대중들의 관심이나 인기를 토대로 표를 얻어야만 살아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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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 달간 국기원 홍보팀을 통해 배포된 14건의 보도자료 중 약 절반에 가까운 6건의 보도자료가 이동섭 원장의 동정을 다루고 있다. 나머지 내용들에도 이동섭 원장의 동정 및 활동이 포함되어 있지만, 제목만 놓고 볼 때 이렇다.

지금이 무슨 '땡전뉴스'를 내보내던 80년대도 아니고 국기원장의 동정이 국기원의 주된 활동으로 홍보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물론 과거에도 국기원장에 대한 동정이나 행보가 국기원의 보도자료로 홍보되는 일이 없지 않았고, 또 그것이 무조건 지적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 홍보할 만한 일이 있으면 홍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오자마자 국기원 홍보실을 무슨 국회의원 보좌관실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보도자료가 국기원 홍보팀의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배포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태권도인들은 이동섭 원장에게 태권도와 국기원을 위해 일을 하라고 국기원장을 하라고 했지 자기 홍보를 하라고 국기원장을 시켜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동섭 국기원장의 행보에 대해 "아직도 전형적인 초선 정치인의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아직 초기이다보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 좋게 보면 열정이 과하다보니 조금 오바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다 좋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태권도와 국기원을 위해 국기원장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철학적 고민이 이동섭 국기원장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