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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열-오노균 회동'과 '카톡 태권도교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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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7  14: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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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모든 뉴스와 이슈가 코로나로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경락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다. 디지터 성범죄 사건인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그 내용이 밝혀질 수록 충격적이어서 일반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태권도계에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방'이 하나 있다. '카톡 태권도교수방'이다. 한 태권도인이 만들어서 지인들을 초대하면서 커지기 시작한 이 '카톡 교수방'은 현재 58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현재에도 초대와 탈퇴가 이어지고 있어 참여 인원은 변하고 있지만, 그 숫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카톡 교수방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태권도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온라인이라는 여건상 가감없이 터져나오고 있으며 때로는 익명에 숨은 참가자들이 특정 인물들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뱉어내면서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악성 참가자들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익명으로 일부 태권도인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인물 중 하나(대화명 UTA)가 한 가지 의혹을 제기해서 눈길을 모았다. 그 내용은 "(국기원장 선거와 관련해)최근 최영열 씨와 오노균 씨가 만나서 이근창 전 국기원 사무처장의 복귀를 조건으로 딜을 했는데 최영열 원장 측에서 거절했다"는 루머를 퍼트렸기 때문이다.

UTA가 가명이고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었기에 그 내용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았다. 그냥 넘어가도 별 다른 뉴스거리가 될 내용이 아니었다. 그런데 최영열 원장과 오노균 후보가 만남을 주선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그 만남에서 있었던 일을 밝히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서면서 문제를 키웠다. 그 중재자로 자청한 인물은 나기봉 씨다. 나기봉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거주하고 있는 태권도 사범으로 이번 국기원장 선거에서 김현성 후보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나기봉 사범이 본인이 최영열-오노균 회동을 주선했으며 그 회의에 있었던 일을 밝히겠다고 나선 것이다.

▲ 최영열-오노균, 왜 만났나?

기자회견은 3월 26일 오후2시, 서울 역삼동의 한 커피숍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이라고는 했지만, 이날 기자로서 참석한 사람은 본 기자 외에는 없었다. 최영열 국기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관계자 2명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일단 이 자리에서 나기봉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2020년 3월 15일 3시 30분, 대전의 한 커피숍에서 최영열, 오노균, 나기봉 세 사람이 만났다.
2. 회담을 하게 된 이유는 국기원장 선거의 당사자인 두 사람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국기원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3. 회담에서 최영열 원장은 오노균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재선거(재투표를 의미함)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재투표(또는 재선거)의 실시가 국기원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에 부합하는 것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4. 원장 선거의 재투표, 재선거 등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각자 자문을 구한 후 일주일 후에 다시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
5. 루머로 떠돌았던 이근창 국기원 복귀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 나기봉 사범이 최영열-오노균 회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위 내용이 나기봉 씨가 이날 말한 내용의 핵심이다. 그런데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의문은 남았다. 왜 나기봉 사범이 최영열-오노균 두 사람 회담의 중재자로 나섰을까?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당사자들도 아닌 나기봉 씨가 당사자들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밝히는 것은 적절한가? 당사자들에게 양해 또는 허락은 구한 걸까?

기자회견 중간 중간에 기자는 이러한 내용을 나기봉 사범에게 질문했다. 나기봉 사범은 본인의 오랜 태권도 경력과 함께 당사자들이 본인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 최영열, 오노균 당사자들에게는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허락을 받아야 할 입장은 아니라고도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나기봉 사범의 회견 내용에 대해 최영열 원장, 오노균 후보 두 사람에게 직접 전화로 확인을 했다. 일단 나기봉 사범이 말한 내용에 대해 최영열, 오노균 두 사람도 부정하지 않았다. 세 사람이 만났으며, 국기원장 선거와 관련한 내용을 논의했으며, 재투표 또는 재선거가 가능한지에 대해 법률적인 자문을 받아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왜 나기봉 씨가 중재자로 나섰느냐에 대해 두 사람의 반응은 나기봉 씨가 국기원장 선거에서 후보 중 한 사람이었던 김현성 후보의 친구이자 선거를 도왔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중간의 위치에서 자리를 만든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최영열, 오노균 두 사람의 생각이 비슷했고, 나기봉 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나기봉, 최영열, 오노균 세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직접 들었지만 그래도 의문점은 남았다. 자연인으로서 최영열, 오노균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 만나서 두 사람이 합의를 하면 국기원장 선거의 절차가 달라지는 것일까? 두 사람이 어떤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기원 정관, 선거관리규정 등에 따라서 국기원장이 선출되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또한, 만남을 하더라도 차라리 공개적으로 만나서 논의를 하고 그 내용에 대한 공개 역시, 중재자를 자청하는 제3자가 아니라 당사자들이 직접 또는 확실한 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내놓는 것이 현재의 복잡한 국기원 문제를 조금이라도 쉽게 풀어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번처럼 비공개 회동을 하고 그 내용이 이번 국기원장 선거와 공식적인 관련이 없는 인물을 통해 흘러나오는 과정은 주변의 더 많은 오해를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UTA라는 익명에 숨은 인물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제기하는 빌미를 제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UTA는 최영열, 오노균 회동을 어떻게 알았을까? UTA의 의혹제기는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최-오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 만큼은 사실로 밝혀졌다. UTA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 들었을까?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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