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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칼럼] 로스트로포비치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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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2  15: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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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는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유명했다. 이 장한나가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로 꼽히는 로스트로포비치의 애제자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장한나가 어렸을 때, 스승 로스트로포비치는 장한나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매달 4회 이상은 연주하지 말아라.", "학교를 잘 다니고 또래들과 함께 성장하거라."

그러면서 또 이런 조언도 했다고 한다. "음악 안 하는 친구들 하고만 놀아라."

스승은 아끼는 제자가 천재라는 틀에 갖혀서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고 배우는 것들을 건너뛰는 것을 우려했던 것 같다. "음악 안 하는 친구들하고만 놀아라"는 로스트로포비치의 말은, "음악하는 친구들하고만 놀지 말아라", "세상에는 음악 말고도 중요한 것이 많이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음악은 음악 외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더해질 때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다행히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잘 따른 것 같다. 장한나는 대학에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선택했다. 그것은 철학을 위한 철학이 아니라, 음악을 위한 철학이었을 것이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이러한 조언을, 나는 무술인, 더 좁게는 태권도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를 안 하는 사람들하고 어울려라. 나는 태권도인들이 태권도가 아닌 유도나 주짓수, 레슬링, 태극권, 그 외 다른 무술을 하는 사람들하고 더 어울리기를 바란다. 태권도인들 속에 있는 태권도인들의 시각은 우물 안의 개구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을 무술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의 말을 해주고 싶다.

"무술을 하지 않는 사람들하고 어울려라." 항상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무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사람의 시각은 역시 거기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어설프게 자기들 안에서 바깥을 재단하지 말고, 바깥으로 나가서 만나고 이야기하고 느껴보기를 바란다. 그럴 때, 자신이 하는 무술, 또는 태권도에 대한 이해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2020.01.02)

   
▲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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