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태권도
> 태권도
박성진의 맨체스터세계대회 참관 후기
인사이드태권도  |  kaku616@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5.20  18:25:1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어제 맨체스터세계대회가 끝났다. 대회를 지켜보고 듣고 느꼈던 점 몇 가지를 남겨둔다.

1. 태권도는 변했으며 변하고 있다. 그것은 퇴보가 아니라 발전이다.
- 이번 대회에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태권도에 대한, 구체적으로는 현재의 태권도 경기에 대한 관점에 변화가 왔다는 점이다. 그 변화는 세계태권도연맹에서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필립 부에도, 그리고 영국 태권도를 급격하게 발전시킨 GB태권도의 게리 홀을 통해서다. 대회 둘째 날, 필립 부에도가 나를 찾아왔다. 일부러 객석에 앉아있는 나를 찾아오면서까지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현재의 변화된 태권도에 대한 변호였다. 전자호구가 도입된 이후의 태권도에 대한 즉자적인 비난, 즉 재미없다거나 정통 발차기가 괴상한 발차기로 대체되고 퇴보했다는 비난에 대해 반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필립에 따르면 전자호구 이후의 태권도가 이전의 태권도에 비해 전혀 재미없지 않으며 기술이 변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퇴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GB태권도의 기적적인 발전을 취재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던 중 게리 홀도 필립 부에도와 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필립 부에도, 게리 홀의 이러한 견해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스티븐 케페너와 류병관이다. 몇 달 전 스티븐과 류병관을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스티븐과 류병관은 퇴보되는 태권도에 대해 개탄을 했다. 나 역시 이들의 견해에 100% 동감을 했다. 그때까지는. 그런데 필립과 게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그들의 생각이 옳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 쪽에는 필립과 게리를, 또 다른 한쪽에는 스티븐과 류병관을 앉혀서 토론을 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립과 게리는 이러한 내 생각에 얼마든지 좋다고, 제발 만나서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진방을 만나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양진방은 "스티븐과 류병관이 필립과 게리를 못 이길거다"라고 말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류병관과 스티븐에 더 가깝지만 양진방의 말에 수긍을 했다. 문제는 현장에 누가 더 가깝게 있느냐는 점이다. 태권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스티븐과 류병관이 필립과 게리에게 전혀 뒤지지 않지만, 현재의 올림픽 스포츠의 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은 필립 부에도와 게리 홀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한국으로 돌아가 스티븐과 류병관에게 직접 전달할 것이다.

2. 전자호구는 이제 절대적이다.
- 대회 첫째 날, 경기 도중에 전자호구 오류가 발생했다. 발차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점수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명 유령득점(Ghost Point)이다. 오류가 발생하자, 선수도, 심판도, 코치도, 관중도 모두가 당황했다. 이번 전자호구 회사인 대도(Daedo)는 말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 오류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경기는 속행되었고 이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는 않았다. 이 사건이 있은 후, 대도의 기술책임자인 송진 박사를 만났다. 송 박사는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류를 인정했고,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으며 기술이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했다는 점이다. 나는 이러한 송 박사의 말에 오히려 송 박사에 대한 신뢰가 깊어졌다. 송 박사는 말했다. "기술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 도중에 오류는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오류들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와 집중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개별 회사들에게 그 책임을 맡겼다면, 이제는 세계태권도연맹이 그 안에 전자호구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 질 최소한의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호구를 그 시작부터 지켜본 기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송 박사의 이 말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공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전자호구가 회사들 간의 경쟁으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처음 시작부터 그랬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세계태권도연맹은 전자호구에 대한 기술적 발전까지도 책임질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회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3. 태권도의 본질은 변화에 있다. 그것은 진화에 가깝다.

- "태권도의 본질은 변화다." 이것은 이번에 처음 느낀 것은 아니지만, 역시 그렇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태권도는 60년대 중반, 겨루기가 경기스포츠로 활성화되면서 진화했다. 그것은 혁명적인 것이었다. 그 단계를 거치지 못했다면 태권도는 여전히 가라테의 아류로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경기스포츠로 발전을 하면서 가라테의 색깔을 벗어버리고 극한의 화려한 발차기 무술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무도에서 경기스포츠로서의 변화, 그것이 1차 태권도 혁명이다. 이 1차 혁명, 즉 경기태권도로서의 발전에 대해 가라테주의자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감추지 않았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스포츠로서의 태권도가 아니라 무도로서의 태권도라는 것이다. 최홍희, 황기 같은 1세대 태권도인들을 그 대표자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스포츠로서의 태권도보다는 무도로서의 태권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견해를 지지한다. 내 스승인 박철희 역시 이러한 '무도태권도주의자'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태권도의 발전을 견인한 것은 무도태권도가 아니라 스포츠태권도였다. 그것은 김운용, 이종우 등에 의해서 이끌어져 왔으며 올림픽스포츠라는 위대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경기 태권도는 스포츠라는 것이 가지는 본질적인 면에서 필연적 부산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고 그 문제는 한계점까지 다다를 정도로 심각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전자호구다. 이것이 2차 태권도 혁명이다. 전자호구를 통한 2차 태권도 혁명은 태권도 경기의 기술, 규정, 산업 등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그것도 1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전자호구에 의해 기술이 변하자 여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졌다. 이 지점에서 바로 필립/게리, 스티븐/류병관이 갈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스티븐 류병관의 생각에서 필립과 게리의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번 맨체스터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면, 태권도는 변화하는 것에 그 본질이 있다. 태권도가 가라테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2019년 5월 20일 맨체스터에서 박성진.

인사이드태권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1
서현석 주도, 세계어린이스포츠위원회 창립
2
2019GCS국제대회, 조선대서 개최
3
온라인=부정적, 현장=긍정적. 새 경기복 반응 극과 극
4
조정원 총재, 도쿄올림픽 태권도 개최지 지바시장에 협력 다짐
5
국기원, 요르단-벨기에 파견 사범 재모집
6
국기원장 선거, 최영열, 김현성, 오노균 3파전
7
새 국기원장에 최영열 후보 당선
8
국기원 신규 이사 12명 선출
개념없는 충북도의 충주무예마스터십 홍보
개념없는 충북도의 충주무예마스터십 홍보
충주무예마스터십, 화려한 개회식으로 막 올려
충주무예마스터십, 화려한 개회식으로 막 올려
대동류 합기유술 탁마회, 키요히로 사범 세미나 열려
대동류 합기유술 탁마회, 키요히로 사범 세미나 열려
포토뉴스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광명시 너부대로 35번길 15-19 A동 102호  |  Tel : 02-2615-5998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 50823
발행 인: 박성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진
Copyright © 2013 인사이드태권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ku6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