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치러지는 제28대 대한민국태권도협회장 선거가 박빙의 판세로 결과를 예측불허하고 있다.

최창신(기호 1번), 진중의(기호 2번), 이승완(기호 3번) 등 세 명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는 최창신 후보와 이승완 후보의 대결로 압축된 상황. 양측은 모두 선거에서 압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사이드태권도는 3인의 후보를 모두 만나서 소감을 들어봤다. 3명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선거 상황을 점검하고 결과를 전망한다.

객관적으로 볼 때, 선거는 기호 1번 최창신 후보와 3번 이승완 후보 중 한 명이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절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진 기호 2번의 진중의 후보. 진 후보는 현직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다. 당선 가능성이 낮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부정은 하지 않으면서도 최근 끝난 미국 대선의 결과를 이야기 했다.

▲ 진중의 후보

"트럼프가 당선될 거라고 누가 예상을 했겠습니까. 선거는 끝나고 봐야 아는 겁니다."

진 후보의 말처럼 선거 결과는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법. 정당하게 후보로 출마한 진 후보가 내세우는 말 정도는 전달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진중의 후보의 공약은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일선 태권도장 살리기. 또 하나는 태권도인들의 해외 진출, 특히 중국 진출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태권도계의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공약 자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더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줄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당선 가능성. 당선 가능성은 최창신 후보와 이승완 후보로 좁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창신 후보와 이승완 후보는 이른바 "같은 편"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다. 당초 최창신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을 때, 태권도계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을 정도. 왜냐하면 이미 이승완 전 회장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에서 이 전 회장과 고향 선후배라는 인연을 시작으로 <태권도신문>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이승완 회장에 이어 태권도신문 회장을 맡았던 최창신 후보가 이승완 회장과 별도로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 최창신 후보

최창신 후보와 이승완 후보는 모두 전북 전주 출신으로 고향 선후배 지간이다.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세월은 약 60년의 세월을 알아온 관계다. 중학 때까지 알고 지내다가 고교 때 최창신 후보가 서울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서로 가는 길은 달라졌지만 고향 선후배이자 모두 태권도를 했다는 점에서 관계가 이어져왔다.

최창신 후보의 가장 큰 경력 중 하나는 2002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했다는 점. 그 전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까지 역임하면서 당대의 체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까지 있었다. 체육행정에 관한 한 역대 전문가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물이 바로 최창신 후보.

그러면서도 최 후보는 정통 태권도인 출신이다. 송무관 도산체육관(김용길 관장)에서 태권도를 제대로 수련했고 경기인으로서도 활약했다. 경기고-고려대 출신의 엘리트로서 경기인으로까지 활약한 매우 드문 경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최창신 후보는 이승완 후보와의 개인적인 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승완 회장이 불출마를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여기에 직접적인 출마 이유로 최창신 후보가 말하는 것은 한 마디로 "개혁"이다. 태권도계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혁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최창신 후보는 국내 문체부, 월드컵 조직위 등에서의 활동을 마친 후에도 대한체육회 이사 등으로 활동을 이어왔으며, 국기원 이사, 세계태권도연맹 고문 등으로 태권도계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한 경험과 통찰을 토대로 이번 선거에 출마해서 태권도를 위한 봉사를 하겠다는 것이 최창신 후보의 출사표.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최창신 후보는 자신감에 넘쳤다. 생각보다 큰 표차가 나서 선배인 이승완 후보의 체면이 구겨질까를 걱정할 정도였다.

최창신 후보 자체에 대한 태권도계의 평가도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능력있고 점잖은 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그러면서도 괜히 선거판에 뛰어들어서 체면을 구길 수도 있지 않은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더불어서 최창신 후보는 괜찮지만, 최창신 후보와 함께하는 일부 지지자들에 대한 반감도 있는 것이 사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승완 후보도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이승완 후보는 최창신 후보의 출마 자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었다. 최창신 후보 개인에 대한 높은 평가에도 이견이 없었다.

▲ 이승완 후보

그러면서도 이승완 후보는 "최창신 후보가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일부 지지자들이 과연 개혁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지는 의문"이라면서 "태권도 개혁이라는 것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되는 것이다. 최창신 후보가 복잡한 태권도계에서 과연 실천을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승완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태권도계 최고 원로 중 한 사람이다. 이승완 후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그만큼 절대적인 지지자도 많지만, 수로 따진다면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반대 세력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승완 후보가 내세우는 장점.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지난 선거에서 이승완 후보를 반대했던 여러 세력들을 친 이승완으로 포용했다는 것이 이승완 후보측이 내세우는 선거 승리 포인트다. 따라서, 이승완 후보 진영에서도 승리를 낙관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번 선거는 지난 협회장 선거들과 다르게 산하 협회장으로 구성된 20여 명의 대의원들이 아니라 협회임원, 심판, 지도자, 선수, 도장 지도자 등으로 구성된 165명의 선거인단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상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인단 165명을 분석해보면, 2~30대의 선거인들이 약 40%가 달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협회의 입김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는 상황.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태권도 개혁"을 구호로 내세운 최창신 후보가 "태권도계 화합"을 구호로 내세운 이승완 회장을 중심으로 한 태권도계 구체제를 과연 얼만큼 잠식할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는 말처럼, 이번 선거의 결과는 현 태권도계의 수준을 정확하게 드러낼 것이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