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승완, 최창신, 이강래, 이언기 씨.

대한태권도협회가 제28대 협회장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 확정된 선거일은 11월 24일. 14일까지 후보등록을 마친 후 공식 선거운동을 통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대한태권도협회가 생활체육협회와의 통합을 이룬 후 첫 번째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 중요성 만큼이나 다수의 후보들이 출마의사를 드러내며 선거는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에는 누가 있을까? 현재까지의 상황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승완, 최창신, 이강래, 이언기 4명 정도를 꼽아볼 수 있다.

우선 이승완(76) 씨는 태권도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물이다. 국기원장을 역임했으며 제26대 김태환 회장 이후 과도기라고 할 수 있는 제27대 태권도협회장을 맡았다. 제25대 홍준표 회장의 취임에도 영향력이 있었다. 이번 선거에도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이승완 전 회장은 현 태권도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원로 중 한 명이다. 전주 출신으로 지도관 관장을 맡고 있어 전북과 지도관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있고 강력한 카리스마가 장점이지만 독단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제27대 회장 선거에서는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으로 당선됐었다. 바로 전임 회장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한명의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창신(71) 씨다. 현재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상임 고문과 전자호구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국기원 이사와 태권도신문 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창신 고문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를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면서 2002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았던 스포츠행정 전문가다. 경기고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신문 체육부 기자로도 활동했던 최 고문은 대학 재학시절 송무관 도산체육관에서 김용길 관장에게 태권도를 수련해 선수로도 두각을 나타냈던 엘리트 경기인 출신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던 최 고문은 스포츠행정가로서의 현역에서 물러난 후에는 고향 선후배 지간인 이승완 회장과 돈독한 관계에 기반해서 태권도신문사 고문, 회장 등을 맡으며 태권도 언론인으로서도 활동해왔다.

국기원 이사, 세계태권도연맹 고문 등으로 태권도계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온 최 고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체육전문가로서의 전문성에 더해 신망과 덕망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최 고문이 대한태권도협회장 후보로 출마한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관심이 모아진 것은 이승완 전 회장과의 관계였다. 그 만큼 이승완 회장과 최창신 고문이 50년이 넘는 세월을 알아온 각별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승완 회장과 최창신 고문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협의한 바가 없다. 두 예비 후보가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것.

아직 정식 후보등록이 남은 상황이고 변수가 남아 있지만 선거 자체를 떠나서 두 사람의 인연과 관계에 대해서도 호사가들은 관심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강래(63) 씨는 16대부터 18대까지 내리 3선을 한 국회의원(민주당, 민주통합당/전북 남원) 출신이다. 이강래 전 의원이 그 동안 태권도계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3선의원이자 기획통으로 인정받았던 이 전 의원을 추대한 일부 태권도계 인사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세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계에서 이강래 전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인사로는 이승국 전 한국체대 총장, 임춘길 전 국기원 부원장 등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 명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이언기(65) 전 서영엔지니어링 대표이사다. 삼성물산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성공한 기업인으로 인정받는 이언기 대표는 성균관대 출신으로 최우수선수로 꼽혔을 만큼 활약했던 정통 태권도 선수 출신이다.

이언기 대표의 가장 든든한 후원은 성균관대 태권도부 동문들이다. 태권도계에서 성균관대 학맥은 지금은 맥이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한 때 태권도계에서 가장 강력한 학맥으로 꼽혔을 정도로 위세를 떨쳤었다. 성대 출신으로는 이규석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 홍성천 국기원 이사장, 이봉 가천대 교수, 이용선 재프랑스태권도협회장, 황용수 전 대한태권도협회 질서대책위원장, 박종만 국가대표태권도팀 감독 등이 있다.

이언기 대표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최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주에 측근들과 논의를 거쳐 최종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28대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는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