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훈이 아부가우쉬의 승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지난 8월 20일, 나흘 간의 열전을 마치고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팀을 기준으로 볼 때, 이번 리우올림픽은 한국 올림픽 태권도 사상 최고의 대회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성적만을 놓고 본다면, 금메달 2개에 동메달 3개. 성적 자체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 올림픽의 가치는 동메달에 있다. 특히 이대훈이 대회 이틀 째 따낸 동메달은, 말 그대로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한국대표팀이 기대했던 금메달은 2개. 목표는 달성했으나 내용은 예상과 달랐다. 당초에 예상했던 금메달은 남자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모두 여자에서 나왔다.

리우 태권도의 시작은 이변으로부터였다.

첫날 출전한 김태훈이 1회전에서 탈락한 것. 그러나 김태훈은 패자부활전에서 끝까지 선전하며 동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김태훈의 충격을 상쇄한 것은 김소희의 선전. 상대적으로 작은 편인 김소희는 8강, 4강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따내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를 꺾고 올라온 세르비아의 보그다노비치 타자나. 김소희는 보그다노비치와의 피말리는 승부 끝에 한국 태권도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경고 누적으로 경고패 직전까지 몰렸던 점이 말해주는 것처럼, 내용 면에서는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금메달을 따고도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는 상황에 처한 한국 태권도였던 것.

그런데 이 상황을 뒤집은 것이 둘째 날 이대훈이었다.

가장 믿음직스러운 금메달 후보였던 이대훈이었지만, 8강전에서 요르단의 복병 아흐마디 아부가우쉬에게 패배하고 만 것. 금메달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대훈은 아흐마디의 실력을 인정하고 박수를 치며 승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금메달이 아니면 웃을 수 없던 한국 태권도가 한 단계 발전하는 순간이었다. 이대훈은 태권도 경기가 재미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해서 가능한 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이기기만을 위한 태권도가 아니라 진정한 태권도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성장한 이대훈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대훈으로 반전된 태권도 분위기에 오혜리가 금메달을 더하면서 한국 태권도는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날,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며 적지않은 부담을 느꼈을 차동민이 금메달은 놓쳤지만 역시 값진 동메달을 따내면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올림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리우올림픽, 한국 태권도를 한 단계 발전시킨 희망의 장이었다.

<인사이드태권도 박성진 기자>